전세보증금 반환 확약서, 소송에서 시효·지연손해금·증거로 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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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 반환 확약서,
소송에서는 세 가지 일을 합니다
확약서 한 장으로 곧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소송이 시작되면 이 종이는 소멸시효를 다시 세우는 자료가 되고, 지연손해금이 붙기 시작하는 날을 정하는 근거가 되며, 다툼의 폭을 줄이는 증거가 됩니다. 버리지 말고 제대로 쓰는 방법을 조문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 글이 답이 됩니다
- 집주인이 "언제까지 돌려주겠다"는 확약서를 써 줬는데 그 날짜가 지나도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 확약서로는 강제집행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이 문서가 정말 쓸모없는 종이인지 궁금합니다.
- 이사 나온 뒤 시간이 꽤 흘러 보증금 채권의 소멸시효가 걱정됩니다.
- 소송을 준비하면서 지연손해금을 언제부터 청구할 수 있는지 계산이 서지 않습니다.
- 공동명의 집주인 가운데 한 사람만 확약서에 서명해 효력이 불안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세보증금 반환 확약서는 민사집행법 제56조가 열거한 집행권원이 아니어서 그 자체로 압류나 경매를 신청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소송에서는 첫째 채무 승인으로서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자료(민법 제168조 3호), 둘째 반환기한을 특정해 지체책임이 시작되는 시점을 정하는 자료(민법 제387조①), 셋째 보증금 액수와 반환의무에 관한 다툼을 줄이는 서증이라는 세 가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각각의 효과가 실제 사건에서 그대로 인정되는지는 확약서의 문언과 작성 경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소장을 쓰기 전에 확약서의 문구, 날짜, 서명 주체부터 점검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전세보증금 반환 확약서만 있으면 왜 바로 집행이 안 될까?
확약서를 받아 둔 임차인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이걸로 집주인 통장을 바로 압류할 수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강제집행은 법이 정한 집행권원이 있어야 시작되는데, 민사집행법 제56조는 확정판결 외에 강제집행을 실시할 수 있는 근거로 항고로만 불복할 수 있는 재판, 가집행의 선고가 내려진 재판, 확정된 지급명령, 일정한 요건을 갖춘 공정증서, 소송상 화해와 청구의 인낙 등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것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집주인이 개인적으로 써 준 확약서나 각서는 이 목록 어디에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확약서를 법적으로 아무 의미 없는 종이로 여기고 서랍 속에 넣어 둡니다. 그런데 소송 실무에서 보면 이것은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확약서는 집행의 출발점이 될 수는 없지만, 소송의 출발점과 방향을 정하는 데에는 꽤 쓸모가 있습니다.
이 글은 확약서만으로 강제집행이 안 되는 이유나 조건 문구를 어떻게 해석하는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확약서가 소송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를 기능별로 나눠 봅니다. 크게 시효, 지체, 증거의 세 갈래입니다. 세 가지 모두 민법과 민사소송법의 조문에 근거가 있고, 동시에 각각의 한계도 분명하므로 기대치를 정확히 맞춰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효를 다시 세운다
보증금 반환의무를 인정하는 문언은 채무 승인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고, 승인은 소멸시효의 중단사유입니다(민법 제168조 3호).
지체의 출발점을 정한다
반환 날짜가 적혀 있으면 그 기한이 도래한 때부터 지체책임이 문제됩니다(민법 제387조①). 지연손해금 계산의 기준점이 생깁니다.
다툼을 줄인다
집주인이 스스로 보증금 액수와 반환의무를 적어 준 문서는 소송에서 서증으로 제출되어 쟁점을 좁히는 역할을 합니다.
아래에서는 이 세 가지 기능을 하나씩 조문과 함께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확약서를 받을 때와 받은 뒤 점검해야 할 항목을 체크리스트로 정리합니다. 이미 확약서를 받아 두셨다면 문서를 옆에 두고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첫 번째 일, 채무 승인으로 소멸시효를 다시 세웁니다
보증금반환채권도 영원히 행사할 수 있는 권리는 아닙니다. 민법 제162조①은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보증금반환채권의 시효가 언제부터 진행하는지는 임대차 종료 시점, 임차인이 집을 계속 점유하고 있었는지 등과 맞물려 판단되는 영역이라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집주인과 연락이 끊긴 채 몇 년이 흘렀다면 시효 문제는 반드시 한 번 점검해야 할 항목입니다.
여기서 확약서가 등장합니다. 민법 제168조는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가처분, 그리고 승인을 들고 있습니다. 승인은 채무자가 상대방의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설명되는데, 집주인이 보증금 액수를 적고 언제까지 반환하겠다고 서명했다면 그 문서는 보증금 반환채무를 인정한 자료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민법 제177조는 시효중단의 효력 있는 승인에는 상대방의 권리에 관한 처분의 능력이나 권한 있음을 요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어, 승인의 요건 자체는 무거운 편이 아닙니다.
승인으로 시효가 중단되면 어떤 효과가 생길까요. 민법 제178조①은 "시효가 중단된 때에는 중단까지에 경과한 시효기간은 이를 산입하지 아니하고 중단사유가 종료한 때로부터 새로이 진행한다"고 정합니다. 그 전까지 흘러간 기간은 계산에서 빠지고, 새로 기간을 세기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확약서의 작성 날짜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날짜가 없는 확약서는 언제 승인이 있었는지부터 다툼이 될 수 있습니다.
- 1임대차 종료와 시효의 진행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는 구간입니다. 시효를 언제부터 세는지는 점유 여부 등 사안별 사정에 따라 판단됩니다. - 2확약서 작성, 승인의 여지
반환의무를 인정하는 문언과 작성 날짜, 서명이 핵심입니다. 이 문서가 민법 제168조 3호의 승인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 3새로 진행하는 시효
중단까지 경과한 기간은 산입하지 않고, 중단사유가 종료한 때로부터 새로이 진행합니다(민법 제178조①). - 4소 제기와 판결 확정
재판상의 청구로 중단한 시효는 재판이 확정된 때로부터 새로이 진행하고(제178조②),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입니다(제165조①).
주의할 점도 분명합니다. 첫째, 확약서의 문언이 승인에 해당하는지는 법원이 문구와 작성 경위를 종합해 판단하므로, 확약서가 있다고 곧바로 시효가 중단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환 의사가 분명하지 않고 "사정이 되면 협의하겠다" 정도로만 적힌 문서라면 승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둘째, 민법 제169조는 시효의 중단은 당사자 및 그 승계인간에만 효력이 있다고 정합니다. 집이 공동명의인데 그중 한 사람만 확약서에 서명했다면, 서명하지 않은 다른 공유자에 대한 시효까지 함께 관리된다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셋째, 확약서로 시효를 한 번 새로 세웠다고 안심하고 다시 몇 년을 흘려보내는 것은 위험합니다. 승인 뒤 새로 진행하는 시효도 결국 완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재판상의 청구, 즉 전세금반환소송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확약서는 시간을 벌어 주는 도구일 수는 있어도 소송을 대신하는 도구는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일, 반환기한을 특정해 지체책임의 출발점을 만듭니다
지연손해금은 언제부터 붙느냐가 전체 금액을 좌우합니다. 민법 제387조①은 채무이행의 확정한 기한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는 기한이 도래한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고, 채무이행의 불확정한 기한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는 기한이 도래함을 안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②는 채무이행의 기한이 없는 경우에는 채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다고 규정합니다. 확약서에 반환 날짜가 적혀 있다면 바로 이 조문이 말하는 확정한 기한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됩니다.
확약서가 없는 경우를 떠올려 보면 차이가 선명해집니다. 임대차계약서에 적힌 종료일만으로도 기준을 세울 수는 있지만, 계약이 연장되었거나 중간에 합의로 종료일을 바꾸었다면 언제 반환의무의 기한이 도래했는지부터 다툼이 생깁니다. 이때 집주인이 특정 날짜까지 반환하겠다고 스스로 적은 확약서는 당사자 사이에 반환기한에 관한 합의가 있었음을 보여 주는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문구 유형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확약서 문구 유형 | 조문상 지체책임의 시작 | 점검 포인트 |
|---|---|---|
| 특정 날짜까지 반환하겠다 | 확정한 기한이므로 기한이 도래한 때로부터(민법 제387조① 전문) | 날짜가 계약 종료일과 다르면 어느 쪽을 기준으로 주장할지 정리 |
| 새 세입자가 들어오면 반환하겠다 | 불확정한 기한으로 본다면 기한이 도래함을 안 때로부터(제387조① 후문) | 기한인지 조건인지는 해석 문제라 단정할 수 없음 |
| 기한 없이 반환하겠다고만 기재 | 이행청구를 받은 때로부터(제387조②) | 내용증명 등으로 이행청구 사실과 날짜를 남겨 둘 것 |
다만 전세 보증금은 일반 대여금과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은 임대차가 끝났을 때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가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는 취지로 판단해 왔습니다. 민법 제536조①은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확약서에 날짜가 적혀 있더라도, 임차인이 집을 계속 점유하고 있는 동안 지연손해금이 그 날짜부터 곧바로 붙는지는 이행 제공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단정할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부분을 정리하기 위해 확약서 날짜, 이사와 열쇠 반환 시점, 임차권등기 여부를 나란히 놓고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을 주장합니다. 확약서의 날짜는 그중 하나의 기둥일 뿐이지만, 날짜가 없는 경우보다 청구취지를 구성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새 세입자 들어오면 반환" 문구는 기한일까, 조건일까?
확약서에서 가장 자주 보는 문구가 "다음 세입자가 들어오면 보증금을 돌려주겠다"입니다. 이 문구의 법적 성격에 따라 지연손해금의 출발점과 반환청구 가능 시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새 세입자 입주를 반환의 시기를 정한 불확정기한으로 보면, 새 세입자가 오지 않더라도 그 사정이 확정되는 때 기한이 도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생깁니다. 반면 새 세입자 입주를 반환 여부 자체를 좌우하는 조건으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어느 쪽인지는 판례가 사안별로 판단하는 영역이어서 미리 단정할 수 없습니다. 집주인들이 흔히 하는 말을 기준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 쟁점은 조건 문구 해석을 다룬 기존 글에서 자세히 살폈으므로 여기서는 소송 전략 관점만 짚겠습니다. 첫째, 이런 문구가 있다면 임대차가 이미 종료되었다는 사실, 즉 계약기간 만료와 갱신거절 또는 해지 통지 사실을 먼저 튼튼히 세웁니다. 둘째, 새 세입자를 구하는 과정에서 임차인이 집을 보여 주는 등 협조했는지, 집주인이 매물을 제대로 내놓았는지 같은 사정을 기록으로 남겨 둡니다. 셋째, 확약서 이후 집주인에게 반환을 청구한 사실을 내용증명 등으로 남겨 두면, 기한이 없는 채무로 보더라도 이행청구를 받은 때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제387조②).
결국 이 문구 하나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문구 해석이 실제로 영향을 주는 곳은 주로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이므로, 불리한 해석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청구취지를 구성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지연손해금 비율, 소장 송달 전과 후가 다릅니다
반환기한이 정해졌다면 다음은 비율입니다. 민법 제397조①은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은 법정이율에 의하고, 다만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아니한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에 의한다고 정합니다. 민법 제379조의 법정이율은 연 5푼, 즉 연 5%입니다. 그리고 제397조②에 따라 채권자는 손해의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므로, 임차인은 실제로 얼마의 손해를 입었는지 입증하지 않고도 법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지체 시작부터 소장 송달일까지 · 민법
법정이율 연 5%(민법 제379조).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않은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제397조① 단서). 채권자는 손해를 증명할 필요가 없음(제397조②).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 · 소송촉진법
금전채무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소장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 날부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제3조①). 항쟁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는 적용하지 않음(제3조②).
소송을 제기하면 구간이 하나 더 생깁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①은 금전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소장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 날부터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을 법정이율로 삼도록 정합니다. 그래서 전세금반환소송의 청구취지에는 보통 지체가 시작된 날부터 소장 송달일까지는 민법상 비율,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법상 비율로 나누어 적습니다. 구체적인 비율은 시행령으로 정해지고 바뀔 수 있으므로 소장 작성 시점의 규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서도 확약서가 역할을 합니다. 같은 조 ②는 채무자에게 그 이행의무가 있음을 선언하는 사실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타당한 범위에서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집주인이 보증금 액수와 반환의무를 이미 확약서로 인정해 두었다면, 소송에서 뒤늦게 반환의무 자체를 다투더라도 그 항쟁이 타당하다고 인정받기는 상대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물론 최종 판단은 법원의 몫이므로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확약서에 약정 지연이자를 적어 둘지 고민하는 분도 있습니다. 제397조① 단서에 따라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않는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이 적용되므로 이론상 가능한 방법입니다. 다만 비율을 지나치게 높게 적으면 법령의 제한 문제로 다툼이 생기거나 집주인이 서명을 거부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일, 서증으로 다툼의 폭을 줄입니다
소송에서 원고는 청구원인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전세금반환소송이라면 임대차계약 체결, 보증금 지급, 임대차 종료, 목적물 반환 또는 반환 제공 같은 사실이 뼈대입니다. 전세보증금 반환 확약서는 이 가운데 보증금 액수와 반환의무, 그리고 반환기한에 관한 다툼을 줄여 주는 서증이 됩니다. 계약서의 보증금과 실제로 주고받은 금액이 달랐거나, 중간에 보증금을 올리거나 내렸던 사정이 있다면 확약서에 적힌 최종 금액이 특히 유용합니다.
민사소송법 제288조는 법원에서 당사자가 자백한 사실과 현저한 사실은 증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집주인이 확약서에 서명한 사실과 그 내용을 소송에서 인정하면, 그 부분은 더 이상 증명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 됩니다. 반대로 집주인이 서명 자체를 부인하면 그때부터는 문서가 진정하게 작성되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그래서 확약서를 받을 때 전달 경위를 문자나 메신저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확약서가 있으면 무변론판결의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56조①은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경우에는 소장의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제257조①은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반환의무를 이미 문서로 인정한 집주인이라면 다툴 거리가 없다고 보고 답변서를 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변론판결을 전제로 계획을 세우는 것은 금물입니다. 같은 항 단서는 직권으로 조사할 사항이 있거나 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합니다. 집주인이 선고 직전에라도 다투는 답변서를 내면 일반 변론 절차로 진행되고, 소장 부본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받은 피고에게는 답변서 제출의무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제256조① 단서). 전세금반환소송은 통상 소장 접수 후 판결까지 4~6개월 정도를 예상하고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정리하면, 확약서는 소송의 결과를 보장하는 문서가 아니라 소송의 쟁점을 줄여 주는 문서입니다. 쟁점이 줄면 준비서면이 짧아지고, 변론기일에 다툴 내용이 적어지며, 조정이나 화해로 정리될 가능성도 커집니다. 증거로서의 무게는 문구가 구체적일수록, 서명 주체가 분명할수록 커진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집행력이 필요하다면 확약서를 무엇으로 바꿔야 할까?
확약서의 세 가지 기능은 모두 소송 안에서 발휘됩니다. 소송을 거치지 않고 바로 집행할 수 있는 문서를 원한다면 확약서의 내용을 집행권원의 형태로 옮겨야 합니다. 민사집행법 제56조 4호는 공증인이 일정한 금액의 지급이나 대체물 또는 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의 급여를 목적으로 하는 청구에 관하여 작성한 공정증서로서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승낙한 취지가 적혀 있는 것"을 집행권원으로 인정합니다. 보증금 반환은 일정한 금액의 지급이므로 이 형식의 공정증서를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주의할 것은 공증 사무소에서 확약서의 서명만 확인받는 것과 제56조 4호의 공정증서는 다르다는 점입니다. 집행권원이 되려면 금액이 특정되고 강제집행을 승낙한 취지가 적혀 있어야 하므로, 공증을 받을 때 어떤 형식의 문서를 작성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또 보증금 반환과 집의 인도가 맞물려 있는 전세 구조의 특성상, 문언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나중에 집행 단계에서 추가로 증명해야 할 사항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금전 공정증서
민사집행법 제56조 4호. 일정한 금액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고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승낙한 취지가 적혀 있어야 집행권원이 됩니다.
조정
합의된 사항을 조서에 기재함으로써 성립하고(민사조정법 제28조), 재판상의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습니다(제29조).
소송상 화해·인낙
변론조서·변론준비기일조서에 적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민사소송법 제220조), 집행권원이 됩니다(민사집행법 제56조 5호).
판결
전세금반환소송의 판결이 가장 기본적인 경로입니다. 가집행의 선고가 내려진 재판도 집행권원입니다(민사집행법 제56조 2호).
소송 중에도 확약서는 합의 종결로 가는 다리가 됩니다. 집주인이 이미 확약서로 반환의무를 인정한 사건이라면 조정이나 화해로 정리될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고, 조서에 지급기일과 지연 시 조치를 구체적으로 적어 두면 이후 집행도 수월해집니다.
한편 임대차가 끝났는데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았다면, 확약서가 있든 없든 임차주택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①). 이사를 앞두고 있다면 확약서만 믿고 먼저 전출하기보다, 임차권등기가 등기부에 기입된 것을 확인한 뒤 이사하는 순서를 지키는 것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지키는 기본입니다. 확약서의 날짜가 가까워졌다는 이유로 먼저 짐을 빼는 것은 가장 흔하면서도 위험한 실수입니다.
확약서를 받을 때와 받은 뒤, 이것부터 점검하세요
같은 확약서라도 몇 가지 요소가 빠져 있으면 위에서 본 세 가지 기능이 크게 약해집니다. 이미 받아 둔 전세보증금 반환 확약서라면 아래 항목을 하나씩 대조해 보고, 빠진 부분은 추가 확인서나 문자 기록으로 보완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받기 전이라면 이 목록을 그대로 초안 작성의 기준으로 삼으셔도 됩니다.
- 1서명 주체
등기부상 소유자 전원이 서명했는지 확인합니다. 공동명의라면 한 사람의 서명만으로 다른 공유자에게 효력이 미치는지 다툼이 생길 수 있고, 시효중단도 당사자 및 그 승계인 사이에만 효력이 있습니다(민법 제169조). - 2작성 날짜
승인 시점과 시효 재진행의 기준이 됩니다. 날짜가 빠져 있다면 확약서를 주고받은 문자나 메신저 기록을 함께 보관합니다. - 3보증금 액수
계약서 금액과 다르다면 그 이유, 예를 들어 증액이나 감액 합의가 있었다는 사정을 함께 적어 두었는지 봅니다. - 4반환기한
확정한 날짜인지, 새 세입자 입주 같은 불확정 문구인지 확인합니다. 가능하면 날짜로 특정해 두는 편이 지체책임을 주장하기에 유리합니다. - 5지연 시 조치
법령의 제한 범위 안의 약정 지연이율, 기한을 넘기면 법적 절차를 진행해도 이의하지 않는다는 취지 등을 적어 둘 수 있습니다. - 6원본 보관
사진과 스캔본을 따로 만들어 두되 원본은 반드시 보관합니다. 소송에서 원본 제시를 요구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리인, 예컨대 부동산 관리인이나 가족이 대신 서명한 확약서라면 그 사람에게 대리권이 있었는지가 별도의 쟁점이 됩니다. 위임장이나 집주인 본인의 확인 문자를 함께 받아 두면 이런 다툼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집이 매도되어 소유자가 바뀌었다면 청구 상대부터 다시 정리해야 합니다.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라면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보므로(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①④), 종전 집주인이 써 준 확약서가 새 소유자와의 관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누구를 피고로 삼을지를 함께 따져 봐야 합니다. 이런 경우 확약서는 종전 임대인과의 관계를 보여 주는 자료로 쓰이고, 새 소유자에 대한 청구는 임대차계약과 법에 근거해 세우게 됩니다.
전세보증금 반환 확약서, 자주 묻는 질문
Q. 확약서가 있으면 지급명령으로 빨리 끝낼 수 있지 않나요?
확정된 지급명령은 민사집행법 제56조 3호의 집행권원이므로 이론상 가능한 경로이긴 합니다. 하지만 지급명령은 채무자가 이의를 하면 결국 소송 절차로 넘어가기 때문에, 집주인에게 조금이라도 다툴 여지가 있다면 시간과 비용이 이중으로 들 수 있습니다. 확약서를 써 준 집주인이라고 해서 이의를 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래서 임대인이 반환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처음부터 전세금반환소송으로 진행하는 편을 권해 드립니다. 확약서는 그 소송에서 서증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합니다.
Q. 확약서에 적힌 날짜가 지났는데 바로 압류할 수 있나요?
날짜가 지났다는 사실만으로는 압류를 신청할 수 없습니다. 압류는 집행권원이 있어야 가능한데 확약서는 그 목록에 들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날짜가 지났다면 그 사실을 기점으로 내용증명을 보내고, 임대차가 끝났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한 뒤 전세금반환소송으로 판결을 받는 순서가 일반적입니다. 판결 뒤에는 부동산 경매, 채권압류 및 추심, 동산압류 가운데 집주인의 재산 상황에 맞는 방법을 고릅니다. 집주인이 재산을 처분할 우려가 크다면 가압류를 검토할 수 있지만, 임대 부동산 매매가액이 보증금보다 낮고 임대인의 다른 부동산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처럼 실익이 있을 때에 한해 판단합니다.
Q. 집주인이 그 확약서는 자기가 쓴 게 아니라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그 경우 확약서가 진정하게 작성되었는지가 소송의 쟁점이 됩니다. 필적과 도장, 작성 당시 주고받은 문자나 메신저 대화, 확약서를 전달받은 경위 등이 판단 자료가 됩니다. 다만 확약서의 효력이 흔들리더라도 보증금 반환청구 자체가 무너지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차계약서, 보증금 송금 내역, 계약 종료 통지 기록만으로도 청구의 뼈대는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효중단이나 지연손해금 기산점처럼 확약서에 기대던 부분은 다른 자료로 보완해야 하므로, 처음부터 자료를 넓게 모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확약서 한 장, 소송에서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법도 전세금반환소송센터는 『전세금반환소송 매뉴얼』의 저자인 엄정숙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검토하며, 지금까지 전세금 반환 사건 450건 이상을 처리해 왔습니다. 가지고 계신 확약서의 문구와 날짜, 서명 주체를 알려 주시면 시효와 지연손해금, 증거의 관점에서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무료 전화상담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비용 구조는 무료 전화상담에서 사안에 맞춰 안내해 드리며, 실제 판결 사례는 상단 메뉴의 무료 승소자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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