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월세로 살았던 첫 자취방은 고등학생 때부터의 로망을 담은 곳이었습니다. 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고, 스스로 모든 걸 결정할 수 있는 성인의 공간이라 생각했죠. 그런데 이사를 앞두고 월세보증금반환 문제에 부딪히면서 그 환상이 조금씩 깨졌습니다.

 

당시 저는 이직을 하며 다른 도시로 이동해야 했는데, 기존 집주인이 “아직 다음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증금을 제때 돌려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월세보증금반환이라는 게 이렇게 얽히고설켜 버티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새로운 집 계약도 해야 하고, 이사비도 마련해야 하는데,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더라고요.

 

그러다 지인을 통해 전세금반환상담이 가능한 센터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물론 월세보증금이라고 해서 다를 건 없었습니다. 반환 시점이 지났음에도 돌려받지 못한다면 그 역시 보증금 반환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정말 “난 월세니까 상관없겠지”라고 안심하던 제 자신이 무척 철없게 느껴졌습니다.

 

우선 저는 월세보증금반환을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들을 하나씩 정리해봤습니다. 첫째, 집주인에게 분명히 만료 시점을 알리고, 그 이후에도 지급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전세금 반환 내용증명서를 보내는 게 기본적인 순서였습니다. 둘째,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보증금 반환청구소송으로 가는 거고요. 사실 이 부분은 전세이든 월세이든 임대차보증금반환소송 절차가 큰 틀에서 비슷하다는 점을 알게 됐어요.

 

당연히 소송까지 가는 건 부담스럽습니다. 소송 비용이며 시간, 그 사이 집주인과의 갈등 등 여러 가지가 고민거리였으니까요. 그래서 집주인을 설득해보는 과정이 우선이었는데, 저는 전세금반환소송 비용이나 기간을 어느 정도 파악해서 “만약 소송이 진행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집주인에게 알렸습니다. 그 결과, 이사 가는 날에 맞춰 월세보증금 일부라도 먼저 돌려받을 수 있게 협의가 됐죠.

 

물론 완전히 다 받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하지만 집주인 입장에서도 새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목돈을 곧바로 주긴 어려웠을 거라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그럼에도 협의가 전혀 안 되는 상황이라면, 월세보증금반환을 위해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겠죠. 실제로 과거 유사한 사건을 다룬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 경우 결국 전세사기 소송 형태까지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이 문제를 겪으면서 깨달은 건, 월세보증금반환도 전세금 돌려받기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월세라고 해서 금액이 적을 수도 있지만, 어떤 이에게는 그 보증금이 전 재산이나 다름없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도시에 가서 새롭게 구한 집을 계약할 때도 이전 상황을 교훈 삼아 “집주인 측과 계약 조건을 좀 더 꼼꼼히 살피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법도 전세금반환소송센터에서는 전세금반환소송 변호사를 통한 법률 자문도 받을 수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전세금반환소송 기간에 대한 자세한 안내도 받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월세 살면서도 이런 준비가 도움이 된다니, 알고 나니 훨씬 안심이 되더라고요.

 

새로운 집으로 이사해서 이제 제법 시간이 흐른 지금, 그때의 고민을 돌이켜보면 힘들긴 했지만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월세보증금반환 문제로 밤잠을 설칠 때는 정말 막막했거든요. 그런데 필요한 정보를 찾고, 집주인과 차분히 대화를 시도하면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혹시 지금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이 있다면,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선 계약서와 대화 내용, 금전 거래 내역 등을 철저히 정리하고,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보증금 반환소송을 검토하시면 됩니다.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결국엔 방법이 있으니까요. 저 역시 힘든 순간이 있었지만, 뒤돌아보면 그 과정이 제게 많은 교훈을 남겼습니다.